이 글은 오래전에 내가 쓴 글을 티스토리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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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은 2013.10.경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개정하여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사전에 한국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이어서 금년 2015.04.말에는 미국 오바마와 일본 아베가 만나 돈독한 양국관계를 보란 듯이 과시하는 자리에서 같은 내용으로 동 지침 개정 방향을 확정하였다. 물론 이 지침을 동아시아에 적용함에 있어서, 미국은 중국과 북한을 경제적이고 효과적으로 견제할 목적으로 일본의 힘을 빌리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이에 일본 당국은 한국의 입장을 고려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 외교당국도 한국 정부의 동의 없는 일본군 진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문제의 요지는 한반도 내에서 한국을 대신해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작전을 펼칠 때 일본군이 한국 영토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독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이 엄연히 벌어지고 있는데도 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본은 지난 세기에 한국을 식민지로 가진 경험도 있다.
역사적으로 미국과 일본은 동아시아 세력 균형을 모색하면서 끈끈한 협력과 이익배분 관계를 유지해왔다. 1905년 가쯔라.태프트 각서로 미국이 필리핀을 가지는 대신 일본이 조선을 가지는 것을 인용하기로 했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에도 일본열도를 온전한 방어선으로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의 분단을 미온적으로 유발했다는 추측이 있으며, 심지어 이어서 미군을 남한에서 철수하여 북한의 한국전쟁 발발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문제의 지침이 발효되기에 이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입장이 참으로 안타깝다. 북한과 대치하는 데 미국 군대의 역할이 중요한데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 군대를 한국 방위에 동원할 수 있는 체제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물론 보수적인 국민들은 미국을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는 혈맹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일본, 특히 일본 군대는 한반도에서 웬만해서는 용인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유사시 미국 군대의 작전 상 일본 군대의 도움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다.
심각한 것은 한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어두운 과거사가 또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중국과 미국.일본이라는 큰 가위의 양날에 끼인 한국의 어려운 처지를 해결할 수 있을까? 왜 한국 정부는 “절대로 일본은 안된다”는 찍소리도 내보지도 못하고 대책 없이 어려운 세계정세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 가는가?
해결책은 남.북한 간에 긴장상황을 완화하고 독립적인 군사주권 회복시기를 앞당기는 것에서 찾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강대국의 틈바귀에서 잘 버티는 약소 중립국의 사례들을 참고하여 장기적으로는 어느 한 쪽의 세력에 의존하는 ‘편 먹기’에서 빠져 나와야 할 것이다.
아무튼 참으로 나라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015.05.17.
하얀자작 김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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