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서울지역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끼었고, 앞으로 외부충격이나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생기면 큰 폭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에 나는 전편에서 집값 변동률과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을 동원하여 중기적인 관점에서 주택시장과 그 가격에 거품이 크게 끼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을 설명했다.
본편에서는 우리나라 GDP와 토지가액, 주택가액을 상호 비교, 분석함으로써 집값에 끼인 거품의 정도를 살펴본다. GDP는 유량(flow)인 데 비해 토지나 주택가액은 저량(Stock)이라서 그 비교에 한계가 있으나, GDP의 누적이 토지 등의 수요기반이며 토지 등의 생산력이 GDP 창출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유용성을 찾을 수 있다. 이는 PIR(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지표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작성한 국민대차대조표 및 지가총액 추정 결과에 따르면, 1995년 이후 2018년까지 경상가격 GDP가 4.33배 늘어나는 동안 토지자산 총액은 4.77배, 주거용부동산(토지+건물)은 5.74배 늘어나 부동산의 가격 수준이 상대적으로 빨리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2005년 이전까지 10년간 GDP에 비해 부동산 평가액이 느리게 증가하였으나, 2005년이 지나면서 주택과 토지 평가액이 GDP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여 왔다.
같은 데이타를 상호 비교하여 주거용부동산 가액이 GDP의 몇배에 해당하는지를 년도별로 보면 외환위기 등으로 2001년까지 동 비율이 하락하다가 이후 상승으로 돌아서 2009년 2.38배까지 상승하였지만, 세계 금융위기 때 충격으로 하락하여 2015년 2.27배로 낮아졌으나 다시 높아져 2018년에는 2.49배에 이르렀다.
즉 2015년 이후 경기 부진과 물가 안정으로 경상GDP가 느리게 증가하는 가운데, 전 보수정권의 "빚 내서 집사라"는 부동산 경기 진작책과 통화 증발에 따른 유휴 유동성에 힘입어 주거용부동산 가액이 상대적으로 빨리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주거용부동산 평가액이 그 수요를 뒷받침하는 GDP에 비해 그리 과도하게 팽창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즉 현재의 주택가격 수준을 거품이나 풍선으로 치부할 만큼 위험한 수준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 이는 전편에서 살펴본 PIR에 의한 결론과 같다.
결론적으로, 최근 4∼5년간 서울의 집값이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 폭이 컸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소득이나 생산력 측면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고 본다. 물론 보통 사람의 소득으로 큰 부담없이 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집값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낮아져야 할 것이다.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은 "수요 조절" 또는 "공급 확대"이다. 현재 경기 부진과 통화 증발로 시장 부동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정부가 구사할 수 있는 대책에 한계가 있어 수요조절 정책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편의 '년도별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에서 보았듯이 2014년 이전에는 서울의 집값이 대체로 하락한 가운데 지방 대도시가 크게 올랐으며, 2015년 이후에 이 양상이 바뀌어 서울, 특히 강남의 짒갑이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이는 지역간 가격수준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떠나, 정부가 절대적인 PIR 수준을 낮추어 보통사람들이 입지 좋은 지역의 주택을 손쉽게 살 수 있도록 하여 주거 평등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2/16 대책으로 고가주택에 대해 대증적(對症的)으로 가격을 억누르려 하나 이는 풍선효과를 유발해 오히려 서민용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공급확대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과감하게, 빠른 기간 내에 서울 내 좋은 입지에서 획기적인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며 이 것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사람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의 협조가 절실한 것이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집값이 안정되고 보통사람이 집 사기 쉽게 만드는 길이 된다. 지금처럼 좋은 입지에 부자들이 몰려 집값이 올라가는 것이 못마땅해 '망치로 두더지 잡듯'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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