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경제적 충격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
ㅇ 집값은 실질 구매력의 증가 또는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 따라,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상승을 보이며, 등락이 있더라도 그 변동이 대체로 하방 경직적이어서 ‘부동산 불패’ 인식을 심어준다.
ㅇ 그러나 과열된 가격 상승은 반드시 하락으로 이어지며, 커다란 경제적 충격이 있을 때는 그 양상이 폭락으로 나타난다. 과거 우리가 겪었던 1998년 외환위기 또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가격 하락이 대표적인 예이다.
ㅇ 전문가들 사이에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이와 유사한 충격을 부동산 시장에 주지 않을까 하는 진단이 있어, 내 나름대로 그 충격을 가늠해보기로 한다.
2. 부동산 가격의 등락
ㅇ 흔히 부동산 가격은 ‘하방 경직적’이며 ‘부동산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사실일까? 그리고 흔히 사람들은 주식, 채권, 예금 등 다른 대체 자산에 비해 부동산의 수익성이 우월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단지 사람들이 부동산에서 손실을 보지 않는 이유는 유동성이 낮아 자주 교체할 수 없으며 가락 하락기에는 거래가 원활치 않아 쉽게 현금화를 할 수 없는 점에 기인한다. 어쩔 수 없이 시장이 정상적으로 될 때(본의 아닌 손실 축소 또는 이익 실현)까지 보유할 수 밖에 없으며 자기 거주나 임대를 통해 사용수익의 기회가 보장될 수 있으므로 그러한 착각을 하게 된다.
ㅇ 우리나라는 2003/11부터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이로 인해 1998년 외환위기 후의 집값 하락을 공식 통계로 세세하게 확인하기 어렵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 전후의 아파트 값 변화는 꽤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ㅇ 아래 표는 2003년 이후 현재까지 시세 변화(2017/11의 시세를 100으로 함)를 나타낸 그림이다.
2008/09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세계금융위기는 한국 아파트 가계에 충격을 주었는데, 서울 이외 지역보다는 서울이, 서울 안에서도 강남3구가 보다 큰 타격을 입었다.
또한 그 사태 전후의 가격 변화에서도 같은 순서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바꾸어 말하면 집값의 상승 또는 하락 과정에서 강남3구가 서울 나아가 한국의 집값 변동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3. 과거 사태시의 집값 충격
ㅇ 여기에서는 선도시장인 강남3구의 매매가격 지수를 이용하여 외부 요인에 의한 집값 변동을 살펴보기로 한다.
ㅇ 집값이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시기에 따라 집값의 등락도 완만하지는 않다. 즉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집값이 커다란 등락을 반복하면서 상승해온 것이다.
(앞으로 예측을 위해 물가 요인을 제거한 불변가격을 이용했으며, 경상가격을 써도 그 양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 GDP deflator 이용 ; 최근으로 올수록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거나 오히려 물가 하락)
ㅇ 집값 흐름의 진폭을 장기추세선과의 이격률을 이용하여 살펴보자.
진폭이 클 때는 장기추세선에서 20% 넘게 벗어나기도 했다. 시기적으로는 외환위기 후 위축되었던 집값이 2004년부터 상승을 시작해 2007년에 정점을 찍었는데 그 진폭이 무려 장기추세선 -20% 수준에서 +20%를 넘게 변동하여, 그 상승률이 3년 만에 40%를 넘었다.
ㅇ 그러나 이후 하락기에 접어들었는데, 세계금융위기가 그 하락 폭을 키워 2013/08에는 전 고점에서 -33%, 리먼 파산 시점에서 -27%, 그리고 장기추세선에서 -12%까지 하락하였다. 이 때 그 유명한 “빛 내서 집 사라(최경환 재경부장관)”는 주택시장 부양책을 계기로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은 상승세가 이어져 현재 시세에 이르렀다.
ㅇ 특히 세계금융위기로 인한 충격을 살펴보면, 세계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저점에 이르기까지 59개월이 걸렸다. 이후 회복기에 들어 장기추세선 수준까지 이르는데 52개월, 다시 장기추세선을 지나 요즘 +12.2%의 이격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제 코로나19 사태를 만나 강한 상승을 계속하느냐 하락으로 전환되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4.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집값 충격 예상
ㅇ 이 사태는 경제외적 변수로써, 한국내 전문기관들이 경제는 물론 부동산 시장에도 커다란 충격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충격의 여파와 크기를 짐작하기 위해 현재 가용한 데이터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의 경험치 밖에 없다. 나는 여기서 이 때의 경험에 기초하여 코로나19 사태가 집값에 미칠 영향을 짐작해 보기로 한다. 분석에 이어 예측 대상도 또한 선행 시장인 강남3구의 아파트 시세로 한다.
ㅇ 코로나 충격이 없었다면 강남3구의 집값은 4년 내에 현 수준에서 대략 +9.5% 수준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었다. 또한 이번 사태가 만일에 조기 종식됨으로써 경제에 대한 충격이 제한적으로 끝난다면 이에 버금가는 정점을 기록한 후 시세가 장기추세선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ㅇ 불행하게도 전 지구적으로 전염병이 만연하고 이에 따라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훼손시켜 세계금융위기 만큼의 충격을 받는다면, 강남3구의 집값은 앞으로 약 5년에 걸쳐 현재 수준에서 대략 -20%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후에 장기추세선을 향해 재상승할 것으로 보여진다.
ㅇ 한편 분석에서 빠진 서울 여타 지역이나 비서울 지역의 경우도 강남3구에 비해 그 진폭은 상대적으로 좁을 것이나 앞으로 비슷한 하락과 상승과정을 겪게 될 것이다.
@ 이 예상은 앞으로 빗나갈 가능성이 크므로 내용을 참고하는 데 주의하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최근에 아파트를 분양 받거나 구매한 후 고심하는 분들이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또한 앞으로 주택 매수를 계획하는 분들께는 집값 변동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참고 되기를 바란다.
2020.03.23.
하얀자작 김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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