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따져보거나, 기업 스스로 자기 회사의 적정 현금보유 수준을 결정하는 데 참고할 유용한 지표가 '현금전환주기'라고 본다.
회사의 자금흐름을 나타내는 지표 중 우선 '매출채권 회수 기간"(Days Sales Outstanding, DSO)이 있다.
DSO = 회계기간 / (매출액 / 매출채권) = 회계기간 / 매출채권회전률
[회계기간은 보통 365일로 설정]
또 조달 측면에서 "매입채무 지불기간"(Days Payable Outstanding, DPO)도 있다.
DPO = 회계기간 / (매입채무 / 매출원가) = 회계기간 / 매입채무회전률
그리고 재고 측면에서 "재고 회전 기간"(Days Inventory Outstanding)이 있습니다.
DIO = 회계기간 / (재고자산 / 매출원가) = 회계기간 / 재고자산회전률
이들 지표를 종합해서 현금전환주기를 알아보면,
CCC = DIO + DSO -DPO
다시 말해 "기업이 원재료를 구입한 뒤 대금을 지급한 시점부터 재고를 만들고 이를 판매한 뒤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바로 '현금전환주기'입니다.
CCC 지표의 계산 예
가상의 A 기업을 예로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A사는 사과를 사서 이를 갈아 파는 음료 회사입니다. A사 사장은 1,000원을 출자해 회사를 설립했으며, 사과를 개당 100원에 매입하여, 가공을 통해 개당 150원에 팔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사과를 10개(1,000원) 매입했으며, 이를 가공해 5개(750원)는 판매하고 5개는 재고(재고는 원재료, 재공품, 제품 모두 일괄적으로 개당 100원으로 관리된다고 가정하겠습니다.)로 보관 중입니다. 매입대금은 싸게 산 대신 대금의 80%를 먼저 결제 해주기로 하여 800원을 지급했으며, 매출대금은 대형마트 입점을 위해 공급한 물량인 만큼, 대형마트에 유리한 조건(20%만 바로 수금하고 나머지는 추후에 수령) 하에서 150원만 받았습니다.

A사의 재무제표는 위와 같습니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매출/매출채권으로 구하며, 매출채권 잔액이 현금인 매출로 회전되는 속도를 의미합니다. A 기업의 회전율은 750/600=1.25로 매출채권이 연 1.25회 현금화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연 1.25회 회전하므로, 1회 회전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365/1.25=약 292일입니다. 292일을 채권 회수기간이라고 하며, 매출 채권 회전율의 역수가 됩니다.
매입채무, 재고자산도 산식은 동일합니다. 다만, 매입채무와 재고자산은 매출액이 아닌 매입액으로부터 결정되는 계정인 만큼 매출액이 아닌 매출원가를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A기업의 경우 매입채무 지불 기간은 365/(500/200)=146일이며, 재고회전기간은 365/(500/500)=365일입니다.
그렇다면 DSO 292일, DIO 365일, DPO 146일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A 회사가 사과를 매입하여 음료로 만들어 파는 데까지 365일이 소요되며, 매입한 사과에 대한 대금은 평균 146일 이후에 정산하고, 판매한 주스 대금은 평균 292일 후에 정산 받음을 의미합니다. 즉, 현금을 만드는 데에는 원재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고(DIO 365일), 팔아서 대금을 회수해야 하므로(DSO 292일) 총 657일이 소요되고, 현금 지급을 유예함으로써 현금을 보유할 수 있는 기간(DPO 146일)은 총 146일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DSO, DIO, DPO를 한눈에 비교 가능하게 가공한 지표가 현금전환주기입니다. 현금전환주기(CCC)=DSO+DIO-DPO이며, A 회사의 경우 292+365-146=511일입니다. 즉, A 회사가 원재료를 구입한 뒤 대금을 지급한 시점부터 재고를 만들고 이를 판매한 뒤 대금을 회수하기까지 511일이라는 긴 기간이 소요됨을 의미합니다.
CCC 지표의 활용
어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운전자본(매출채권, 재고자산, 매입채무) 규모가 유동성 위기를 불러일으키지는 않을지 알고자 한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이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지표가 바로 현금전환주기(Cash Conversion Cycle, CCC)입니다.
기업을 운영함에 있어서 현금을 단순히 많이 보유하는 것도 좋지만, 보유한 현금을 잘 운용하는 것과 사업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현금 규모를 파악하고 보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금을 적게 보유할 경우에는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음을 의미하고, 너무 많이 보유할 경우에는 마땅한 사업기회, 거래처를 찾지 못함으로써 현금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이 지표를 이용해서 한 기업의 현금성 자산 적정보유수준을 도출해볼 수도 있으며, 해당 기업의 수익성이 높고 낮음에 불구하고 그 기업이 유동성 문제로 부도 위험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CCC 지표의 평가 기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8년 제조업의 평균 CCC는 66일이라고 합니다. 물론 66일이라는 숫자가 모든 기업을 설명하는 하나의 만능 잣대가 될 수는 없습니다. CCC 계산을 위해 필요한 DSO, DIO, DPO를 산정하는 기준은 구하는 사람 나름이기 때문입니다. (1) 매출과 매출원가에 회사의 사업과 관련 없는 기타 매출, 기타 매출원가를 제외하기도 하고, (2) 계절성이 큰 사업의 경우에는 매출채권 등의 재무 상태표 값을 분기 평균, 월평균으로 구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3) 매출채권을 단순히 순액으로 사용하거나, 충당금을 차감하지 않은 총액 기준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4) 계약자산 부채와 같은 운전자본 성격을 띠는 특수 계정을 포함하기도 하기 때문에, 구하는 기준에 따라 각기 다른 값이 도출됩니다.
따라서, 단순히 하나의 숫자로 판단하기보다는 유사기업이나 과거 시계열 자료와 비교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 글은 SNEK의 Alpha에 게재된 엠제이 님의 글을 읽고 재정리한 것입니다. 아래 링크로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zk6yj.app.goo.gl/?link=https://www.snek.ai/alpha/article/114378&apn=com.uberple.snek&ibi=com.uberple.snek&isi=1059971389&utm_source=Android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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