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래전에 내가 쓴 글을 티스토리로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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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미국의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 촉발된 세계경제 위기로 인해 한국의 경제, 특히 부동산 경기가 급랭되었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은 여러 해에 걸쳐 무자비한 통화 살포를 감행하였다. 나는 2008년에 이러한 통화팽창은 필연적으로 자산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웬 걸, 이른 바 양적완화와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 저금리와 원자재가격 상승에 힘입은 개도국의 SOC 투자 확대에 연결된 수출 부문은 성장하였지만, 내수 부문, 특히 부동산은 계속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왜 통화팽창이 유효수요의 확대, 물가 상승과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을까?
세상의 매사에는 하나의 결정변수와 그 종속변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 결정변수가 다른 결정변수의 종속변수이기도 한 것이다. 즉 미시경제학에서 말하는 ‘Other Things Being Equal’이라는 전제는 아예 성립되지 않는 것이 실제 상황이다.
다시 원래 상황으로 돌아가자. 2008년 금융위기는 미국 Sub-prime Mortgage 부실, 금융기관 연쇄 파산에 겁 먹고 전 세계의 금융기관들은 기업들에 대해 과도한 대출 축소에 나섰고 이로 인해 한국은 자본 유출로 어려움을 겪었고, 저축은행 도산, 실질구매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던 건설과 부동산 시장에는 아예 자금 공급이 끊겼다. 즉 돈은 넘치는데 내수를 받칠 보통사람의 주머니엔 현금이 고갈되었다. 이런 상황에 자산가격이 오를 수 있겠는가? 통화공급은 돈은 뱅크런 위기에 있는 금융기관을 연명시키기 위해 풀었을 뿐이다. 애초에 이 돈은 실물부문의 유효수요 확대에 기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즉 그 목적이 인플레이션 유발을 목적한 게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예는 이 밖에도 많다. 예를 들어 금리 상승은 외국인 채권투자를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금리상승의 원인이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져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면 어떻게 될까? 과거를 돌아보자면 투자 증가가 없거나 투자자금이 역류한 경험이 있다.
즉 어떤 경제 현상을 관찰하여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예상하거나 투자 결정을 내리고자 할 때, 단순한 두, 세 가지 변수 간의 함수 관계에 한정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을 가져올 수 있다. 앞서 말한 나의 오판도 이러한 점에서 비롯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결정종〮속관계를 되도록이면 넓게 연관되는 앞, 뒤로 확장하여 구조적으로 살펴보려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2015.01.30.
하얀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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