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경매 또는 공매를 통하면, 좋은 부동산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실제에 있어서 경매 열풍이 부는 시절에 또는 경매법정에서 낙찰 욕심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흥분한 나머지 낙찰가격이 현지의 시세를 넘어서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또한 경매에 나오는 부동산은 지역의 일반 매물과는 다른 까다로운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언제나 경매나 공매를 통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아파트, 토지, 건물, 상가 등 부동산을 매수하는 경로는 대개 해당 소재지의 중개업소에 가서 출회매물을 만나는 경우다. 한편으로는 법원이나 KAMCO 등의 매각공고를 보고 공ᆞ경매 물건을 접하게 되기도 한다. 이 두 경로는 매수자가 원하는 특정 부동산을 매수하는 과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매수자가 해당 물건의 내재적인 가치를 가늠한 후 이를 바탕으로 매수가격을 결정한다는 점에서도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서로 다른 거래시스템에서 비롯되는 매우 다른 특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일반 매매의 경우 물건가격에서 인수 채무 등을 뺀 차액을 지급할 때 동시에 물건 소유권 이전 및 명도가 이루어진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공인중개사가 개입하여 거래 안전성을 어느 정도까지는 보장한다. 이에 비해 법원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매수자 스스로 물건의 내재가치를 가늠해 평가가액을 정한 후 여기에서 인수되는 물권과 채무 등을 차감(이른바 권리분석)하고, 또한 예상되는 Risk Premium까지 감안하여 입찰가를 정한다. 최고가 매수인이 되어 낙찰대금을 납입하고 소유권을 취득한 뒤에도 해당 물건에서 소제권리 말소와 무권리자로부터 명도책임은 매수자가 부담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완전한 점유나 사용수익 권리를 회복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적ᆞ비용적 Risk가 생기는 것이다.
일반매매와 경공매 비교
일반 매매 | 경매ᆞ공매 | |
물건가격 판단 | 시장가액 (협상가격) | 평가가액 |
대금 지급 | 시장가액 - 인수 채무(권리) = 정산차액 |
평가가액 - 인수 채무(권리) - Risk Premium = 입찰가 |
거래 특성 | 물건인도와 대금지급 동시 이행. (무권리자 명도책임 없음) |
대금 납입 후 매수자가 스스로 물건 인수. (소제권리 말소 및 무권리자 명도책임 부담) |
이상과 같이 부동산을 일반매매를 통하느냐 또는 경매를 통해 취득할 것인가를 비교해보자. 언뜻 생각해보면 커다란 차액이 생길 것 같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앞의 비교표에서 보듯이 일반거래보다 경매로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은 권리분석상 오류발생 위험과 명도 부담을 보상하는 Risk Premium만큼 할인ᆞ보상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러한 Risk가 없는 물건의 경우는 그 Premium이 그리 크지 않으며, 권리의 소제 여부가 애매하거나 배당받지 못하는 점유자가 있거나 또는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가 있어서 Risk가 높을 경우에 그 Premium이 커져 일반매매 시에 비해 차액이 커지는 것이 통례이다.
결국 부동산 투자에서 궁극적으로 수익성 높은 물건을 고른다는 것은, 일반 매매시장 대신 공ᆞ경매를 통하는 것처럼 그 매수경로 선택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작은 이익을 쫓는 전술에 불과하며, 오히려 한 그루의 나무만 살펴보다가 광활한 숲 전체를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는 격이 될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 장기적으로 수익성 높고 유망한 부동산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체 시장을 살펴본 뒤에 그에 속한 개별 물건에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시 말하면 특정 부류의 부동산을 둘러싼 도시분석, 지역분석, 시장동향 등을 기초로 투자대상 지역과 투자시기를 좁힌 후에, 그 조건에 맞는 후보물건을 찾아야 한다. 이 때 매수 경로로써 일반매매 시장보다 공ᆞ경매가 유리할 것으로 판단되면 이에 참여하면 되는 것이다.*
( * 대부분의 부동산 매수자가 경매과정에서의 실수를 두려워하거나 점유자와의 접촉을 꺼리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경매 낙찰가는 시장가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이 보통이다.)
바람직한 부동산 투자에의 접근
결론적으로 경매투자에 접근함에 있어서, 그때그때 괜챦은 물건을 찾아서 권리분석을 한후 입찰가를 정해서 입찰하는 것은 하책(下策)이다. 물론 이는 통상적인 경매투자자가 쓰고 있거나 컨설턴트가 권하는 방식이기는 하며, 이로써 작은 이익도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수익성이 높고 장기적으로 발전가능성이 큰 부동산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권리분석보다 매수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동산 부류**에 관한 도시분석, 지역분석, 시장동향 파악 등의 과정을 선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 부동산은 지속적 수익획득 여부에 따라 상업용 또는 자가용(주거용)으로 구분되며, 형태에 따라 토지, 아파트, 건물, 상가, 창고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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